행복했어요
코로나로 멈춰버린 일상을 보내며 뭔가 허송 세월 하는 느낌? 그래도 뭐라도 해야되지않나 하는 불안감이 가끔씩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불현듯 가슴 깊이 앙금처럼 가라 앉아 있던 까맣게 잊고 지냈던 밀려 둔 숙제가 떠 올랐습니다. " 고졸 검정고시" 저는 10년전 2011년 8월24일 중졸 검정고시에 합격했었습니다. 생업에 열심하면서 주말과 야간 틈틈히 컴퓨터 강의의 도움을 받아 중졸 검정고시에 응시했었고 그 감격이 남아 있는 동안은 고졸 검정 고시도 도전하리라 다짐했었지만 바쁘게 지내다보니 점점 희미해져서 아예 잊어버리고 지냈던거죠.
쑥스러움을 무릎쓰고 넌지시 아들에게 운을 떼었더니 100% 200% 동의해 주며 즉석에서 휴대폰 검색해서 검스타트 등록하고 회비까지 결재 해주니 얼마나 고맙던지요!! 지난 1월 이후로 7개월여 동안 거리두기의 답답함도 잊고 삼복 더위도 잊고 오직 나만을 위한 시간인양 컴퓨터 앞에도 식탁 위에도 거실 바닥에도 손 길 닿는 곳마다 책과 연습장을 놓고 공부 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어려서 하지 못한 공부에의 갈증이 치유되는 듯한 느낌!!!
5년치의 기출문제를 몰아서 풀고 채점하노라면 어제 익혔던 칸트 벤담을 오늘은 또 헷갈리고 .....나이의 한계에 부딪히면서 반복 또 반복 무한 반복만이 저의 공부 비법이 되었습니다.
1년여 전 까지 요양보호사등 노인 돌봄 일을 했었는데 이력서 작성 할 때마다 자존심에 중 졸로 적을까 고 중퇴로 적을까 혼자 갈등 했던 적이 여러번 있었지요. 이제 이력서 작성할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저는 가슴 한 가득 보물을 품은듯 마음이 든든하고 뿌듯하고 자신이 자랑스럽습니다.
수고 해주신 검스타트 선생님들 감사합니다.